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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KPGA 회장의 무능을 보여주는 위기대응능력

기사승인 2020.05.06  08: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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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코리안투어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개막조차 하지 못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구자철 회장이 회원전용게시판에 올린 ‘코로나19로 인한 KPGA 비상경영에 즈음하여 회원 여러분께 드리는 글’ 내용 중 일부다.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석 달이 지나고 안정세에 접어 들어서야 발표한 비상경영에 대한 구 회장의 성명서를 대충 요악하면 ‘KPGA에 돈이 없다. 돈 많은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부럽다. KLPGA는 5년간 300억원이 넘는 중계권료 수입을 올리는데 KPGA는 5년간 18억원을 받는다. 돈이 있으면 투어선수와 회원을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지만 돈이 없어 할 수 없다’ 등이다.

비상경영에 대한 성명서가 나온 배경도 알고 보면 배꼽잡고 웃을 일이다.

지난달 17일 긴급임시이사회가 소집됐다. 2020년 KPGA 정기총회에서 업무감사로 선출된 김정석 프로가 기타부의안건으로 ‘코로나19로 인한 회원피해와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설치를 제안했다. 그러나 구 회장은 이사회 의장 직권으로 거부했다. 이미 비상체제경영을 하고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복수의 KPGA 내부 전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후 감염병 심각단계에서도 비상경영체제는 없었다”고 귀띔한다.

지난 3월 12일(한국시간), 세계보건기구(WHO)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팬데믹 선언은 전 세계 모든 스포츠를 붕괴시켰다. 하루 뒤인 13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은 1라운드가 끝나고 대회가 전격 취소됐다. 당시 구 회장은 대회장인 TPC 소그래스에서 모든 걸 지켜봤다.

구 회장은 위기상황을 현장에서 체험했지만 KPGA 공지사항에 “지속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메시지뿐이었다.

또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면서 더욱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모든 스포츠센터가 강제휴업에 들어갔다. 회원들의 생계인 레슨 시장이 붕괴되고 졸지에 실업자가 되었지만 KPGA 회장은 회원을 위한 대책은커녕 사태파악조차 하지 않았다.

보다 못한 김정석 감사가 이 점을 지적하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건의했지만 ‘비상경영체제’로 운영하고 있다는 거짓말로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리고 긴급이사회가 끝나고 11일 만에 엉뚱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회원들의 비판이 잇따르자 구 회장은 지난 1일 자신의 SNS에 “회장이 개인 돈 안 쓸 거면 자기도 회장 할 수 있단다/골프협회 회장자리 입찰해서 지명해야 하나요??/이런 거지근성 회원들부터 정신개조를 시켜야 할 듯(이하생략)”이라는 글을 올렸다.

파문이 확산되자 ‘이런 거지근성 회원들부터 정신개조를 시켜야 할 듯’이란 문구만 슬그머니 삭제했다.

구 회장은 앞서 ‘지난 세월 쌓아온 협회 살림의 잘못을 먼저 반성하고 재발을 막아야한다/KLPGA와 비교하면 경영상의 판단차이가 이리 큰 차이를 보인 결과물/그 중에도 제일 아쉬운 것이 TV중계권료. 5년 계약에 여자 300억. 남자 18억/차라리 자체 유튜브로 중계하는 한이 있어도 이런 굴욕적인 헐값으로는 다시 해서는 안 될 듯’이라고 적었다.

액면 그대로라면 JTBC에서 후려쳐 계약했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JTBC가 계약기간 동안 ‘매년 1개 대회씩 유치해야 한다‘는 등 세부조항이 있고 현재까지 잘 이행하고 있다. 또 코리안투어의 중계권료가 KLPGA투어에 비교불가한 건 모든 프로스포츠가 그렇듯 ’팬심(心)‘이 가장 크다.

코리안투어 주관방송사인 JTBC와 중계권 계약은 극비사항이다. 웬만한 업무계약서에는 ‘비밀유지’ 조항이 있다. 비밀유지조항이 없다 해도 외부로 흘려서는 안 된다. 구 회장의 TV중계권료 발설은 리더십 부재는 물론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꼴이다.

구 회장이 마지못해 내 놓은 주요대책 중에서 ‘운영자금 확보 방안 강구’란 대목이 있다. ‘(KPGA)상조기금으로부터의 차입 검토/외부금융권을 통한 조달 검토다. 극히 일부 회원의 찬성도 있지만 반발이 다수인 이유가 있다.

구 회장 취임 뒤 그 주변에서 ‘KPGA회관을 팔고 골프장을 매입한다’ 또는 ‘(전환)사채를 발행해야 한다’는 루머가 무성해서다.

사단법인 한국프로골프협회는 구성원이 회원이지만 성명서 어느 한 구석에도 위기에 몰린 회원을 위한 대책은 없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앙에 생계가 막혔을 때 구 회장은 그들을 외면했다고 볼 수 있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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