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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까기’ 등 부정행위 방치해 ‘야바위’판 된 KLPGA투어①

기사승인 2022.09.26  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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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을 밝힙니다<KLPGA제공>

본 기사의 속칭 ‘알까기’, ‘동전치기’ 등 다양한 부정행위는 KLPGA투어 선수와 부모 그리고 캐디들의 증언을 토대로 작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편집자주]

[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2021년 7월, 맥콜·모나파크 오픈 2라운드 15번홀.

H선수의 티샷이 왼쪽으로 심하게 밀렸다. 페어웨이 양쪽으로 ‘포어 캐디’가 있어 공이 떨어진 지점을 알려주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동반자들이 본 지점과 일치해 동반선수 및 캐디들까지 합세해 숲속에서 공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H만 훨씬 뒤쪽 생뚱맞은 지점에서 자신의 캐디백 옆에 홀로 서 있었다. 동반자인 A선수는 H가 ‘알까기’를 한다는 소문이 심해 유심히 지켜보는 중 골프백에서 몰래 공을 꺼내곤 원구를 찾으러 갔다고 한다.

A는 경기위원을 호출했다. 경기위원을 부른 줄 모르는 H는 페어웨이 왼쪽을 두리번거리더니 공을 찾았다고 동반자에게 알렸다. 그리곤 샷 할 준비를 했다.

경기위원이 오자 A는 호출 이유를 설명하고 확인요청을 했다. 경기위원이 다가가자 H는 갑작스레 자신의 공이 아니라고 말을 바꿨다.

A가 H의 알까기 정황을 포착하고 경기위원에게 알렸지만 ‘자신의 공이 아니다’라는 한 마디에 공의 진위 확인도 하지 않고 가 버렸다.

지난 5월, H가 ‘동전치기’를 수시로 한다는 목격담이 퍼지자 H의 부친이 부정행위를 목격했다는 Y선수 모친에게 물질적인 증거를 대라며 ‘육두문자’로 욕을 했고 또 다른 선수 모친에게도 그런 말을 하면 ‘죽인다’고 협박까지 했다.

올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 때다. H는 배수구에 빠진 공을 드롭할 때 ‘1클럽’ 이내에서 해야 하는데 규칙을 지키지 않고 자신에게 유리한 지점에서 드롭했다.

이를 현장에서 목격한 P선수의 부친이 H의 캐디에게 ‘드롭을 똑바로 하라’고 지적했다. 경기가 끝나고 H와 그의 부모가 떼로 몰려가 욕을 하고 협박했다.

H와 비슷한 또래 선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H의 부정행위는 주니어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1이었던 2012년, 국가상비군이던 H는 경기 중 스코어를 조작했다 발각되자 기권했다.

그의 부모는 H의 국가상비군 자격을 포기하는 것으로 막으려 했지만 대한골프협회는 상벌위원회(현 스포츠공정위원회)을 개최해 하반기 대회 출전정지를 내렸다. 이후 H는 개명을 했다고 한다.

프로가 된 2018년, 백제CC 드림투어 때다. H가 러프에 들어간 공을 페어웨이로 꺼내 놓고 플레이하려다 발각됐다. 처음엔 아니라고 버티던 H는 결국 부정행위를 인정 했고 경기위원회는 2벌타를 부과하는 선에서 덮었다.

드림투어는 녹화방송을 한다. 그런데 H가 준우승한 대회에서 경기 종료 후 PD가 편집을 하다 공을 러프에서 페어웨이로 옮겨 놓고 치는 장면이 고스란히 녹화돼 발목이 잡혔다. 이 사실이 KLPGA에 알려지면서 H의 해당 대회 상금을 회수하고 실격 처리했다고 한다. 이일을 계기로 2부 투어(드림투어) 선수분과위원회에서 H의 처벌을 공식 요구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H는 골프경기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부정행위의 종합세트지만 KLPGA의 안일한 대처가 면죄부를 주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드림투어에서 벌어진 일이다. S선수가 50cm 정도의 보기 퍼팅을 남겼다. 어드레스를 하고 백스윙한 상태에서 스트로크를 했다. 공이 1cm이상 굴렀다. S선수는 마저 퍼트를 하고 홀 아웃 했다. 동반자는 더블보기로 적었다. 그런데 S선수는 공이 움직인 걸 몰랐고 칠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보기라고 겁박했다.

동반자가 경기위원을 호출했다. S는 경기위원에게 ‘공이 움직인 걸 몰랐고 칠 의도도 없었다’고 말했다. 경기위원은 칠 의도가 없었다면 ‘오소 플레이’로 2벌타를 받아야 한다고 고지했다. 그러자 S선수는 ‘칠 의도가 있었다’고 말을 바꿨다. 경기위원도 덩달아 동반자들에게 ‘칠 의도가 있었다고 하니 더블보기가 맞다’고 했다.

동반자는 “경기위원님도 ‘칠 의도가 없었다’는 말을 듣지 않았느냐”며, 대선배인 S에게도 “말을 바꾸시면 안 되죠”라고 항의했다. 긴 공방 끝에 결국 경기위원과 S는 어쩔 수 없이 스코어를 ‘트리플보기’로 적었다. 회유와 압박에 굴복하지 않은 결과다.

골프는 플레이어가 자신의 위반 여부를 자신이 감시하고 판단하는 양심의 스포츠다. 그러나 KLPGA가 주관 및 주최하는 대회는 ‘야바위(속임수로 돈을 따는 중국 노름의 일종)’판이 된지 오래라는 지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니어시절부터 성적 압박을 받는 어린아이 중 일부는 부모의 구타가 두려워 부정행위를 한다.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습관이 된다.

점프투어(3부 투어)와 드림투어를 거쳐 여자프로골프의 ‘꽃’인 KLPGA투어에 입성한 이들의 속임수는 계속되고 상금을 따간다. KLPGA 고위 임원부터 말단 직원까지 “모든 투어의 부정행위 얘기를 잘 알고 있다”면서도 “증거가 없지 않느냐”고 볼멘소리다. 부정행위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는커녕 방치하는 꼴이다. 사례는 차고 넘친다.

2017년 제1차 그랜드·삼대인 점프투어에서 ‘알까기’가 현장에서 들켰다. 동반자들이 ‘Y’선수의 부정행위를 적발할 수 있던 건 그가 밥 먹듯 부정행위를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어서다. Y와 동반라운드를 하자 유심히 지켜봤고 현장을 목격하자 바로 신고했다. 극구 부인하던 Y는 결국 시인했고 2부 경기팀장은 규정대로 최진하 경기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실격 처리했다.

규정대로라면 상벌위원회에 회부되어야 했지만 징계를 받지 않은 Y는 점프투어에 계속 출전했고 2018년 정회원이 되어 그해부터 2021년까지 꾸준히 정규투어 시드선발전에 출전하고 있다.[2편에서 계속됩니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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