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승 확정 후 환호하는 함정우 |
[와이드스포츠(인천) 최웅선 기자]19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 골프&리조트 하늘코스(파71).
재미교포 김찬(29)과 이수민(26), 그리고 지난해 ‘신인왕’ 함정우(24)가 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오픈(12억원) 나흘째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 1번홀(파4) 챔피언조로 출발을 앞두고 있다.
JGTO 통산 3승의 김찬 그리고 유러피안투어 난산차이나오픈를 포함 개인통산 3승의 이수민과 비교할 때 매번 우승권에서 무너졌던 함정우의 경력은 미천하다. 더욱이 두 선수 모두 300야드를 가뿐히 넘기는 장타자로 함정우는 ‘짤순이’다.
1번홀(파4) 티샷부터 달랐다. ‘오너’인 김찬이 아이언, 이수민이 유틸리티로 티샷을 했지만 함정우는 드라이버를 잡았지만 거리는 비슷하다.
2번홀(파4). 김찬이 아이언 티샷을 한다. ‘굿샷’이다. 두 번째인 함정우는 역시 드라이버를 잡았다. ‘짤순이’라지만 드라이버로 샷을 한다면 그린 앞 러프에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계획대로 된다면 단독선두로 나갈 기회를 잡을 수 있지만 혹여 실수를 하게 되면 생애 첫 승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함정우로서는 승부수를 던짐 셈이다.
티샷 후 함정우의 표정이 굳어진다. 10cm만 더 나갔다면 타수를 까먹기 딱 좋았지만 다행히도 페어웨이다.
웨지를 잡은 함정우는 핀 15cm에 붙여 탭인 버디를 잡고 단숨에 단독선두로 치고 나갔다. 김찬이 파를 지켰지만 동타였던 이수민이 보기를 범하면서 2타차가 났다. 생애 첫 승을 건 첫 번째 승부수가 통한 것.
함정우는 “80%의 힘만 휘두르면 최대한 페어웨이를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 승부수를 띄웠고 예상이 맞아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 우승축하 꽃 세례 받는 함정우 |
두 번째 승부수도 띄웠다. 346야드 파4 5번홀에서 뒤바람을 이용해 ‘원 온’ 시도를 한 것. 잘 맞은 티샷은 그린에 떨어졌고 ‘2퍼트’로 버디를 낚았다.
짤순이 함정우와 장타자 김찬의 드라이버 티샷 차는 무려 80야드. 주눅들 법도 했지만 김찬이 가지지 못한 정교함은 13번홀(파4)에서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페어웨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이 핀 뒤에 떨어져 ‘백스핀’을 먹고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 간 것. 함정우의 마법이 통한 것. 그는 “샷 이글을 했을 때 ‘닭살’이 돋고 소름이 끼쳤다. 운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국가대표 시절 함정우는 동반자였던 이수민과 이창우 등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주목 받지 못했다. 함정우 역시 그들이 벽을 넘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JGTO 톱플레이어인 김찬과 유러피언투어까지 정복했던 국가대표 선배 이수민과 동반라운드에서 당당히 승리하며 함정우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