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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웅선의 인사이드]한국프로골프협회(KPGA)의 두 얼굴

기사승인 2019.10.03  08: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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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GB 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라운드<KPGA제공>

[와이드스포츠 최웅선 기자]‘즉결처분’

지난달 29일 한국프로골프(회장 양휘부 이하 KPGA) 코리안투어 DGB 금융그룹 볼빅 대구경북오픈 최종라운드 때 ‘손가락 욕설’로 자격정지 3년, 벌금 1000만원의 중징계를 받은 김비오(29) 얘기다.

파렴치한 범죄자가 구속되더라도 시간을 두고 범행동기 등 여러 가지 정황을 조사해 재판부에 넘긴다. 재판부는 범죄자의 유·무죄를 판단하고 유죄일 경우 사건동기, 과정 등을 감안해 양형기준에 따라 형량을 선고한다.

그런데 KPGA는 여론에 떠밀려 대회가 끝난 뒤 곧바로 상벌위원회를 소집하고 일사천리로 사건을 종결했다.

상벌위원회는 경기위원회가 올린 보고서만을 가지고 징계를 논의한다. 따라서 상벌위원회의 징계는 정당하다. 그런데 대회 종료 후 36시간도 되지 않은 짧은 시간동안 경기위원회가 사건에 대한 원인과 과정, 대회진행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루어졌는지 의문이 든다.

자격정지 3년은 선수생명을 끝낼 수 도 있는 중징계다. 한 사람의 인생을 끝장 낼 수도 있는 사안에 대해 신중한 판단보다는 위기를 모면하려는 KPGA의 ‘인민재판’식 ‘즉결처분’이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사실 이번 사고는 예견된 시한폭탄이었다. 코리안투어 몇 몇 대회를 제외하곤 타이틀 스폰서인 주최 측은 총상금만 낸다. 일반적으로 운영비용까지 모두 부담하지만 대회를 열어 줄 스폰서가 없다보니 제반 비용을 댈 서브스폰서를 끌어들이거나 KPGA가 운영비를 제공하는 일이 많다.

총상금을 줄일 수 없다보니 운영비에서 마른 걸레 짜듯 쥐어 짜내 비용을 최소화 하는데 안전한 대회운영과 갤러리 통제 등의 업무를 하는 인력도 줄어들게 된다.

이번 사고 역시 갤러리는 많은데 진행요원이 턱 없이 부족하다보니 생긴 사고다. 그렇다고 김비오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선수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기 전에 곰곰이 생각해야 할 문제임에 틀림없다.

지난 6월 27일, 경남 양산의 에이원컨트리클럽 남-서코스에서 개막한 제62회 KPGA선수권대회 with A-ONE CC’ 대회 1라운드 ‘낚시꾼 스윙’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C선수가 1번홀 티잉 그라운드로 올라서면서 그냥 서 있는 갤러리를 향해 조직폭력배에게서나 볼 수 있는 폭언과 막말을 쏟아냈다.

당시 시간당 30mm라는 폭우가 쏟아지는데도 코리안투어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비바람을 맞으며 관전하는 갤러리였다. 더욱이 경기위원이 피해 당사자 및 주변 갤러리의 증언까지 확보했고 사고 현장을 목격한 와이드스포츠에 의해 보도까지 됐다. 하지만 KPGA는 어떠한 처벌도 하지 않았다. 코리안투어선수라면 모두 알고 있는 얘기다.

미디어도 문제다. C선수의 악행은 골프담당기자라면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낚시꾼 스윙’으로 세계적인 스타 반열에 오르자 앞 다퉈 그를 미화했다. 또 갤러리에 대한 폭언과 막말을 알면서도 눈을 감았다. 하지만 김비오의 손가락 욕설이 생중계로 방송되자 ‘마녀사냥’ 하듯 독설을 쏟아냈다.

양휘부 회장은 2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양 회장은 “이번 사태는 에티켓과 매너, 예의범절이 모두 무시된 초유의 상황”이라면서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마련은 물론, 갤러리와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골프문화 정착을 위해 더욱 더 노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모순적이고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불과 석 달 전에 벌어진 C선수의 일에 대해선 못 본 척 하더니 중계방송이 나가고 여론에 밀리자 속전속결로 사건을 종결하고 뒷북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골프팬은 인터넷에 “김비오와는 일면식도 없고 잘못이 없다는 것도 아니고 징계수위가 너무 과하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손가락 욕)욕설의 원인 및 과정이나 대회진행, 절차상의 문제, 갤러리 동선, 통제 등등의 문제는 전혀 조사해보지 않고 선수 행동(결과)만 가지고 처벌을 내렸다”며 “KPGA가 인기가 없는 건 스타가 없어서가 아니라 행정이 뒤따라 주지 않아서임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알았으면 한다”고 적었다.

최웅선 기자 widesports@naver.com

<저작권자 © 와이드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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